파리잡이


 따스한 남녘땅 마을에는 파리가 퍽 많다. 이웃에 소를 치는 집이 있기 때문일까. 소똥 둘레에는 파리가 많다. 소한테 달라붙는 파리도 많다. 소는 저 많은 파리들이 달라붙을 때에 얼마나 간지러울까. 어쩌면 파리는 소가 눈 똥을 야금야금 빨아먹으면서 소가 튼튼해지도록 돕는지 모른다.

 고단하게 잠든 두 아이 얼굴에 파리가 자꾸 내려앉는다. 이 파리들은 왜 아이들 얼굴에 내려앉을까. 아이들 얼굴에서 무언가 핥아먹으며 아이들 몸에서 빠져나오는 나쁜 기운을 씻어 주려는 마음일까. 아니면, 그저 성가시거나 번거로운 파리일까.

 아이들이 조용히 잠들 수 있도록 하려고, 어머니와 아버지는 파리채를 들고 파리를 잡는다. 얼추 마흔 마리 남짓 잡고서 불을 끄고 잠자리에 든다. (4344.10.21.쇠.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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