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1.9.28.)
살고 싶은 마을 들머리에서
충청북도 멧골자락을 떠나 전라남도 시골자락으로 옮기려고 한다. 빠듯한 살림돈으로는 좀 벅차기에 이모저모 알아보며 겨우 마무리를 지을 수 있을 듯하다. 돌이키면 참 기나긴 나날 골머리를 앓으며 알아보았구나 싶지만, 달력을 들여다보면 며칠 안 지난 듯하기도 하다. 그러나, 새 보금자리를 알아보러 움직이면서 네 식구가 오붓하게 지낼 겨를이 거의 없었다. 아버지 혼자 움직일 때에는 이대로 고단하고, 네 식구 함께 돌아다닐 때에는 이대로 고달프다.
이제 새 보금자리 집임자를 만나서 이 집을 우리가 물려받고 난 다음 신나게 집안을 손질해서 살림을 옮기면, 이제껏 힘겹게 복닥이느라 떨어져 지내기도 하고, 옆지기 어버이 살아가는 일산에서 북적인다며 어수선했던 일이란, 애틋하게 돌아볼 옛이야기가 될 수 있을까. 고마운 옛이야기로 되새기고 싶고, 살가운 새이야기를 길어올리고 싶다. 두 아이가 마음껏 뛰놀면서 들판이랑 멧자락이랑 바다와 벗삼을 터전에서 우리들 보금자리를 어떻게 다스릴까 하는 생각으로 머리와 가슴을 알뜰히 채운다. (4344.10.10.달.ㅎㄲㅅ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