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만 원


 시골 읍내나 면내에서도 여관에서 하룻밤 묵는 데에 4만 원은 써야 한다. 때때로 3만 5천 원에 방을 주기도 하지만, 3만 5천 원을 치르는 방은 네 식구 지내기에 너무 좁든 썰렁하든 냉장고가 없든 빨래를 널 만한 자리가 없든 머리말리개가 없든 뜨거운 물을 쓰기가 까다롭든, 어느 한두 가지가 퍽 힘들다. 적은 돈을 그러모아 마실삯으로 쓰는 우리 식구로서는 4만 원을 넘는 데까지는 들 수 없고, 꼭 4만 원까지 맞추어 여관에 든다. 때때로 5천 원 눅은 여관에서 지내고 나면, 어딘가 어설프거나 모자란 여관에서 고단하게 자느라 몸이 더 뻑적지근하고, 미처 마르지 못한 빨래를 억지로 말리느라 더 힘들다. 내 식구 이끌며 열흘째 바깥잠을 잤으니, 잠자는 삯으로 치른 돈이 꽤 된다. 그러나, 이만큼 길에 돈을 들여야 네 식구가 오래오래 뿌리내리면서 지낼 사랑스러운 보금자리를 찾을 수 있으리라 믿는다. (4344.10.1.흙.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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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0-01 09: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숲노래 2011-10-01 10:58   좋아요 0 | URL
에고고, 바쁘실 때에는 아버지가 밥 차리라고 하셔요 ㅋㅋ

이제 어떻게 할는지 결정해야 하는데
아직 마음 갈피를 못 잡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