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내버스


 고흥군 고흥읍에서 군내버스를 타고 도화면 신호리로 갑니다. 고흥군에서 이 면과 저 리를 잇는 버스이기 때문에 군대버스입니다. 새 보금자리를 찾으러 고흥으로 오기 앞서 지내던 충청북도에서는 음성군 음성읍과 우리 살림집 깃든 충주시 신니면 광월리를 잇는 버스를 탔습니다. 리에서 읍으로 가는 버스는 읍내버스였습니다.

 충청북도 멧골자락으로 들어오기 앞서 지내던 인천에서는 시내버스를 탑니다. 인천에서 서울로 헌책방마실을 다닐 때에는 서울 시내를 돌아다니는 시내버스를 탑니다. 옆지기 어버이가 계신 경기도 고양시로 나들이를 갈 적에는 경기도 시내버스를 탑니다.

 인천이나 서울이나 고양 또는 일산 같은 곳에서는 시내버스요, 이들 시를 벗어나는 데로 오가는 버스는 시외버스입니다. 음성에서 버스를 타고 서울이나 인천이나 청주로 갈 적에도 시외버스라 했습니다. 그러면 고흥군에서 순천이나 여수나 광주나 서울로 갈 때에는? 이때에도 시외버스라 일컬어야 할는지요, 군외버스라 일컬어야 할는지요.

 돌이키면, 음성에서 서울로 갈 적에는 읍외버스라 해야 옳구나 싶습니다. 군외버스라 할 수도 있겠지요. 음성읍에서 금왕읍이나 삼성면으로 갈 때에는 군내버스라 하거나 읍외버스라 하고요.

 읍내버스나 군내버스를 한여름에 탈 적에 버스 일꾼은 에어컨을 곧잘 틀기도 하지만, 버스에 탄 사람이 적으면 그냥 창문을 열곤 합니다. 봄가을에는 읍내버스나 군내버스는 에어컨을 틀지 않습니다. 마주 달리는 자동차도, 뒤에서 앞지르려는 자동차도, 버스가 앞지를 만한 자동차도, 시골길을 달리는 동안 거의 마주하지 않는 읍내버스나 군내버스는 시골버스입니다. 시골버스는 이 마을과 저 마을을 가득 보듬는 푸른 숲이나 들판을 가로지릅니다. 달리는 버스에서 풀벌레소리나 바람소리를 듣기란 수월하지 않으나, 창문을 열고 바깥바람을 쏴아 하고 쐴 때에는 이 바깥바람에 함께 묻어 들어오는 숱한 내음과 소리와 무늬와 빛깔을 골고루 즐깁니다. (4344.9.29.나무.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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