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수레와 어버이 가슴


 첫째 아이와 살아가는 동안 아기수레를 안 썼습니다. 둘째 아이와 살아가면서 아기수레를 안 씁니다. 첫째와 둘째는 언제나 아버지와 어머니가 갈마들면서 가슴으로 안고 다닙니다. 첫째는 여느 아이보다 컸기에 하루에 몇 시간씩 안고 돌아다니면 팔이 없는 듯했습니다. 첫째가 두 다리로 서고 걸으며 달릴 수 있을 때에 얼마나 홀가분하면서 기뻤는지 모릅니다. 둘째는 첫째보다 큽니다. 첫째보다 큰 둘째를 안고 다닐라치면 첫째 때보다 훨씬 팔이 없는 듯합니다. 등허리 또한 없는 듯합니다. 그러나, 둘째도 언젠가 스스로 제 다리로 서고 걸으며 달릴 날을 맞이하겠지요. 서고 걸으며 달리기까지 한 해는 더 기다려야 할 테지만, 아이가 앞으로 살아갈 나날을 헤아린다면 한 해쯤 아이를 가슴으로 폭 안으면서 다니는 일이란 어버이로서 아이를 사랑하는 고마운 길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4344.9.28.물.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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