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를 바라보는 두 아이


 깊은 저녁, 좀처럼 잠들지 않으려는 두 아이 눈망울이 말똥말똥하다. 이제 그만 자면 안 되겠니? 홀가분하게 잠들고 싶으며, 기쁘게 잠들고 싶지만, 아이들 마음은 더 놀 수 있으면 몸에 기운이 다 빠지도록 더 놀아야 후련할까.

 이제 제법 머리를 가눌 줄 아는 둘째까지 아버지를 가만히 바라본다. 이 녀석들, 제 아버지 기운을 송두리째 빼먹을 녀석들. 그래, 나는 내 아버지와 어머니한테서 당신 기운을 아낌없이 빼먹었겠지. 너희들은 너희 아버지와 어머니 기운을 신나게 빼먹어야 할 테지.

 날마다 저녁이 되면 아이들 재우느라 고단하다. 그러나, 고단하지 않을 수 없는 삶인 줄 깨달아야지 싶다. 어제는 어제대로 어제까지 고단했다면, 오늘은 새삼스레 생각하고 가다듬으면서 ‘내가 아이들에 앞서 곯아떨어질’ 때까지 함께 놀자. 함께 놀다가 아버지가 곯아떨어지면 제아무리 말괄돼지 첫째 아이라 하더라도 제풀에 지쳐 곯아떨어지지 않을까. 아니, 이런 다음에는 어머니를 들볶으려나. (4344.9.21.물.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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