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넘겨 주는 책


 큼지막한 사진책을 바닥에 펼친다. 어머니가 한 장씩 넘기며 이야기를 한다. 무슨무슨 모습이라고 이야기를 한다. 아이는 어머니하고 큼지막한 사진책을 함께 읽는다. 사진책에 담긴 아이와 어른과 짐승과 자연과 건물과 사막과 자전거를 함께 읽는다. 살뜰히 찍은 사진으로 이루어진 책을 함께 읽을 때에는 살뜰히 빚은 영화를 아주 천천히 보는 느낌하고 같다. 살뜰히 일구는 사랑스러운 삶이기에, 이 사랑스러움을 느낄 수 있는 사람이라면 사진으로 살뜰히 담아내겠지. 이 사랑스러움을 느낄 수 있는 글쟁이는 글로 사랑스러움을 살뜰히 담을 테고, 노래쟁이는 노래로 사랑스러움을 살뜰히 나누어 줄 테지. 예부터 아이 어머니들은 아이가 먹을 밥그릇에 살뜰히 돌보는 사랑을 고이고이 소복하게 담으면서 살아왔다. (4344.9.19.달.ㅎㄲㅅㄱ)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