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 책읽기


 엊저녁부터 22℃로 떨어진다. 드디어 올해에도 가을이 한복판에 이르는 한편, 머잖아 겨울이 다가온다는 뜻이다. 저녁나절 방 온도가 22℃가 되는 모습을 보면서 보일러를 한 차례 돌린다. 겨울을 지나 봄을 맞이하던 때 22℃는 이제부터 보일러를 적게 때거나 안 때도 된다는 뜻이고, 여름을 지나 가을이 무르익을 무렵 22℃는 이제부터 신나게 보일러를 때야 하는 철이 닥쳤다는 뜻이다.

 그러나, 이러한 22℃는 온도계를 보기 앞서 내 살갗과 몸으로 먼저 느꼈다. ‘어, 오늘은 저녁부터 퍽 쌀쌀한데. 오늘은 창문을 더 일찍 닫아야 하는구나.’ 하고 느꼈다. 아직 한가위가 안 되었는데 벌써부터 꽤 쌀쌀하다고, 좀 서늘하다고 느끼는 저녁바람이 되었다고 느끼면서 온도계를 보았다. 그제까지는 저녁에 24℃나 25℃였고, 한밤에 23℃나 22℃까지 떨어졌다. 이제는 해가 떨어진 저녁부터 22℃가 되었으니, 곧 한밤에 20℃나 19℃까지 떨어지겠지.

 시골에서 살아가더라도 읍내나 시내로 일하러 다니는 사람은 이러한 온도를 잘 못 느끼리라 본다. 시골에서 살아가며 날마다 하늘과 구름과 달과 해와 바람과 나무와 풀을 살필 때에 비로소 이러한 온도를 잘 느끼리라 본다. 두릅나무 작고 하얀 꽃이 한창 흐드러지다가 이제 하나둘 저문다. (4344.9.7.물.ㅎㄲㅅㄱ)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