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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절망선생 1
쿠메타 코지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06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원고지 석 장 느낌글 013] 안녕, 절망선생 1
《안녕, 절망선생》 1권은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는 사내가 나오면서 이야기를 여는데, 불쑥 튀어나온 고등학생한테 가로막힙니다. 고등학생은 두 팔을 활짝 펼치며 “이렇게 찬란한 봄날,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는 사람이 어디 있겠어요(10쪽)?” 하고 묻습니다. 봄이 이토록 사랑스럽고 아름다운데 누가 목숨을 끊겠느냡니다. 온누리 모든 것에 빛을 잃으며 어서 이 땅을 떠나고 싶은 사람은 어이없다고 느끼지만, 몰래 목숨을 끊지도 못합니다. 목숨을 끊겠다고 수없이 다짐하지만 정작 목숨을 끊지 못하는 사람은, 고등학생 말마따나 목숨을 끊지 못할 사람인지 모릅니다. 왜냐하면 온누리 모든 것에 빛을 잃은 이는 아무 말 없이 사랑을 저버리면서 저승으로 갈 테니까요. 돌이켜보면, 스스로 ‘절망 선생’인 사내는 절망에 어린 빛을 스스로 감싸면서 ‘절망 없는 희망’ 가득한 곳에서 아름다이 살아가고픈지 몰라요. 모든 절망을 모든 희망으로 돌리도록 곁에서 북돋울 고운 길동무를 찾는지 모릅니다. 1권을 덮으면서 생각합니다. 그래, 이 땅에 무슨 절망이 있겠느냐, 다만, 몸이 아픈 옆지기가 쓸 스텐녹즙기를 장만하고 싶으나 가장 싼 녀석이 100만 원을 넘어 절망스럽지만, 뭐, 나도 이 고단함이 어떻게든 풀리겠지요. (4344.8.23.불.ㅎㄲㅅㄱ)
― 쿠메타 코지 그림,학산문화사 펴냄,2006.4.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