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래 물짜기


 아이들 외삼촌이 놀러왔다. 아이들 외삼촌이 빨래를 해 주었다. 살짝 만져 보니 축축하다. 물이 방울져 떨어지겠구나 싶어 얼른 집어서 슬슬 비트니 물이 주르륵 흐른다. 열여섯 외삼촌은 아직 손빨래를 잘 해내지 못한다. 물이 방울져 떨어질 만큼 얕게 짜면 안 되지만, 얼마만큼 더 짜야 하는가를 느끼지 못한다. 날마다 빨래를 하다 보면, 또, 이렇게 빨래를 날마다 하면서 살다가 빨랫대 밑으로 흥건히 고인 물에 책이 젖는다든지 옷이 젖어 보아야 비로소 빨래를 마치고 나서 물짜기를 얼마나 어떻게 해야 하는가를 깨달을 수 있겠지. 끝까지 짜서는 안 되는 옷가지는 빨랫대에 넌 다음 밑에 그릇이나 걸레를 받쳐야 하는 줄을, 웬만하면 물이 방울져 떨어져도 괜찮을 너른 마당이나 흙땅에 빨래를 널어야 하는 줄을, 앞으로 언제쯤 어떻게 깨우칠 수 있을까. 스스로 느껴서 알아야 한다. (4344.8.15.달.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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