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어 주는 아이


 한 번 몸앓이를 하자니 여러 날 끙끙 앓습니다. 몸앓이를 할 때면, 이 몸이 다시 나아질 수 있는지 알 길이 없습니다. 몸앓이를 하지 않던 때를 떠올리지 못합니다. 몸이 아픈 채 온삶을 보내는 사람들이 얼마나 아프면서 힘든가를 몸으로 받아들입니다.

 몸앓이를 하는 아버지는 엿새째 끙끙거립니다. 첫째랑 책읽기를 좀처럼 즐기지 못합니다. 겨우 두 권 같이 읽다가 자리에 눕습니다. 아이는 아버지 곁에 누워 “내가 책 읽어 줄게.” 하고 말합니다. 누운 채 책을 들어 펼칩니다. 그림책 그림을 보며 종알종알 이야기합니다.

 아이는 아버지한테 책을 읽어 준다지만, 이것저것 물어 볼 이야기가 더 많습니다. 앓는 아버지는 눈을 감고 싶지만, 저녁이 깊으니 아이도 얼른 잠들면 좋겠지만, 더 놀고 싶은 아이는 자꾸 아버지를 부릅니다. 갤갤대며 이 말 저 말 붙이다가 이내 곯아떨어집니다. 아이는 기운이 남았는지 혼자 더 그림책을 보면서 놉니다. (4344.8.10.물.ㅎㄲㅅㄱ)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