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 하나씩 쓰는 책느낌글
지난 2010년 유월에 살림집을 시골로 옮기면서 내 나름대로 한 가지를 다짐했다. 시골집에서 달삯을 내지 않고 살아가며 나 또한 달삯을 대느라 허덕이지 않는 삶을 꾸릴 수 있으면, 이동안 하루에 한 가지씩 책느낌글을 쓰겠다고. 나 홀로 마음으로 새긴 다짐은 얼추 잘 지켰다. 2011년 들어서 7월 31일까지 그럭저럭 지켰다. 정 못 쓰는 날이 있을 때에는 그 주에 하루에 두 꼭지를 쓰곤 했다.
8월 1일을 지나고 맞이한 8월 2일. 새 보금자리를 알아본다며 첫째 사름벼리랑 먼길을 나섰다. 새벽 세 시에 일어나 슬슬 글쓰기를 하려고 하는데, 마실을 다니는 동안 새벽에 글쓰기를 한다며 집에서 바지런히 써둔 밑글을 하나도 챙기지 못했다. 집에서 애써 쓴 밑글을 글막대기에 담지 않았다. 나 스스로 저지른 바보짓은 돌이키지 못한다. 내가 몸소 저지른 바보짓이니 나 스스로 달게 받아들여야지.
집으로 돌아가고 나서 밀렸다 여기는 글을 쓸 수 있을까. 좋은 새 보금자리를 찾으면, 하루하루 기쁜 나머지 밀리고 자시고를 떠나 하루에 몇 꼭지씩 쓸 수 있으려나. 달게 곯아떨어진 아이 곁에서 아버지는 바보요 하고 속으로 외친다. (4344.8.2.불.ㅎㄲㅅ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