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종이


 두 군데 출판사 아는 분한테 전화를 걸어 신문종이 한 주치 모아서 보내 주실 수 있느냐고 여쭈었다. 책짐을 싸는데 신문종이가 많이 들어 모자란다고, 시골에서는 신문종이 얻기 너무 힘들다고 이야기했다. 두 곳 두 분이 고맙게 신문종이를 한 상자씩 보내 주었다. 한 분은 골판종이까지 묶어서 보내 주었다. 오늘 두 번째 상자를 받아 끌르는데, 상자에 가득한 빳빳한 신문이 참으로 푸짐하게 보였다. 벌써 보름 넘게 집일과 아이키우기와 책짐싸기를 하느라 등허리가 휠 노릇이지만, 이 빳빳한 신문종이를 위아래로 대어 책을 싼다고 생각하니까 콧노래가 나온다.

 그런데 책을 싸자면 힘들어서 책은 못 읽잖아? 하기는, 지난 보름 동안 하루에 한 쪽 읽기도 몹시 벅찼다. 어쩌면, 이렇게 고되며 힘에 부치는 나날일 때에, 감기는 눈을 부릅뜨며 읽을 만해야 참말 책다운 책이라 할는지 모른다. 첫째 아이 옷가지를 빨면서 아이를 씻기고, 다 마른 빨래를 걷고 새 빨래를 널고 나서 기지개를 켠다. (4344.7.8.쇠.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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