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살아가는 말 61] 막대기빵

 아이를 태운 자전거를 몰아 읍내 장마당으로 가는 길에 옆지기한테서 전화가 걸려옵니다. 옆지기는 사올 수 있으면 ‘막대기빵’도 사오라고 이야기합니다. 장마당에 나오는 김이니, 사올 수 있으면이 아니라 이곳저곳 뒤져서 사야겠다고 생각하면서 “네, 막대기빵이요?” 하고 묻습니다. 옆지기는 “막대기빵. 바게트빵.” 하고 덧붙입니다. “아, 바게트빵.” 손전화를 끊고 앞가방 주머니에 넣으며 생각합니다. 돌이켜보니, 옆지기는 곧잘 ‘막대기빵’이라 이야기했습니다. 막대기처럼 생겼기에 막대기빵이라 할 수 있겠구나 싶은데, 집에 와서 더 얘기를 들으니, 프랑스사람이 구워서 먹는 ‘바게트빵(baguette  pain)’에서 바게트는 ‘막대기’를 뜻한다더군요. 그러니, 프랑스사람으로서는 삶말로 ‘막대기빵’이라 이름붙인 셈이고, 한국에 있는 빵집 이름을 돌아보자면 ‘파리 막대기’예요. 다음 장날에 다시금 아이를 자전거수레에 태워 읍내에 나가 막대기빵을 둘 사옵니다. 아이 손을 잡고 빵집에 들어서며 막대기빵을 한손에 하나씩 집고는 썰어 달라 이야기합니다. 아이가 말끄러미 올려다보며 “이게 뭐야?” 하고 묻습니다. “응, 막대기처럼 생긴 이 녀석은 막대기빵이야.” “응, 막대기빵. 막대기빵 맛있어?” “응, 맛있어.” (4344.6.29.물.ㅎㄲㅅㄱ)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