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과 책읽기


 누가 어느 책을 깎아내린대서 내가 어느 책을 읽을 때에 좋은 알맹이나 줄거리나 빛줄기가 스러지거나 옅어지지 않는다. 누가 어느 책을 추켜세운대서 내가 어느 책을 읽을 때에 얄궂은 속살이나 겉치레나 허울이나 껍데기가 사라지거나 달라지지 않는다. 내가 읽는 책이요, 책은 책 그대로 책이다.

 누가 나를 깎아내리는 말을 한대서 내가 깎이거나 낮추어지지 않는다. 누가 나를 추켜세운대서 내가 올라가거나 높아지지 않는다. 나는 언제나 나일 뿐, 둘레 사람들 어떠한 말에든 아랑곳할 까닭이 없다. 나로서는 내 삶을 사랑하면서 늘 착하며 참다이 걸어갈 한길을 돌아볼 노릇이다.

 겉이 아닌 속을 읽을 책이고, 겉치레가 아닌 속치레를 할 삶이며, 입에 발린 사랑이 아니라 따스히 껴안는 사랑을 나눌 일이라고 느낀다. 부질없는 말을 일삼을 때에는 부질없는 삶에 스스로 얽히고 만다. 맑은 말로 맑은 넋을 키우며 맑은 삶을 일구면 된다. 밝은 글이 깃든 밝은 책을 알아보며 밝은 꿈을 가꾸면 된다. (4344.6.19.해.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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