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바쁜 사람은 자동차를 안 몬다
너무 마땅하지만, 너무 마땅한 이야기를 헤아리지 않거나 살피지 못하는 사람이 몹시 많기 때문에 머리말을 붙인다. 자동차를 몰면서 일하는 사람은 이 이야기에 들지 않는다. 짐을 짐차에 실어 나른다든지, 버스나 택시를 모는 사람은 이 이야기하고는 다른 자리에서 살아간다.
그러니까, 참 바쁜 사람은 자동차를 안 몬다. 참 안 바쁜 사람이 자동차를 몬다. 참 바쁜 사람은 자동차를 몰 겨를이 없다. 참 바쁜 사람은 저마다 맡은 일을 치르거나 살림을 돌보거나 삶을 일구느라 하루 스물네 시간이 빠듯하기 때문에 자동차를 몰지 않는다. 바쁜 척하는 사람하고 무엇이 바쁜지를 모르는 채 휩쓸리는 사람하고 안 바쁜 사람이 자동차를 몬다.
참 바쁜 사람은 자동차를 몰면서 저마다 꾸리는 삶을 길바닥에 버리지 않는다. 참 바쁜 사람은 자동차가 아니라 두 다리와 온몸으로 이 땅을 밟으면서 제 보금자리를 보살핀다. 참 바쁜 사람은 참으로 바쁘기 때문에 가장 눈여겨보면서 사랑해야 할 일을 한다. 사랑해야 할 일은 자동차 몰기가 아니다. 가장 눈여겨볼 일은 자동차 몰기가 될 수 없다. 나와 함께 살아가는 사람하고 보내는 나날을 사랑해야 한다. 내 삶자락을 아름답게 어루만지는 일을 가장 눈여겨보아야 한다.
책 하나를 읽는다 할 때에는 내가 가장 사랑할 책을 골라서 읽어야 한다. 책 하나를 읽는 동안 내 가슴으로 깊이 아로새길 이야기를 느껴야 한다. 책 하나를 덮고 나서 이 책이 내 삶으로 어떻게 스며드는가를 깨달아야 한다. (4344.6.9.나무.ㅎㄲㅅ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