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살아가는 말 57] 어머니젖

 옆지기는 두 아이를 돌보는 어머니입니다. 첫째 아이는 네 살이고 둘째 아이는 한 살입니다. 갓 태어난 둘째 아이는 어머니인 옆지기가 물리는 젖을 먹으며 살아갑니다. 옆지기인 어머니한테서 젖을 얻어먹으며 자라는 둘째는 날마다 마흔 차례쯤 노오란 똥을 기저귀에 눕니다. 세이레가 지나면 똥기저귀는 스무 차례쯤으로 줄어들리라 생각하고 백 날쯤 되면 똥기저귀는 하루에 열 차례가 안 나오리라 생각합니다. 두 아이는 어머니젖을 물며 자랍니다. 두 아이는 가루젖을 먹은 적이 없습니다. 가루젖을 먹으며 크는 아이도 노오란 똥을 눌는지 궁금합니다. 똥기저귀를 빨면서 생각에 잠깁니다. 아이한테 천기저귀가 아닌 종이기저귀를 댄다면 날마다 기저귀 쓰레기가 수두룩하게 나올 테고, 기저귀 쓰레기를 버리느라 쓰레기봉투도 써야 하며, 새 종이기저귀를 사느라 돈 또한 꽤나 들겠지요. 그렇지만 오늘날 수많은 어머니와 아버지는 집 바깥으로 돈 버는 일을 하러 다니니까, 천기저귀를 대고 틈틈이 갈면서 빨래할 겨를이 없습니다. 돈을 더 벌어 종이기저귀 값을 댄다고 합니다. 어머니젖을 물린대서 모두 천기저귀를 쓰지는 않겠지만, 어머니젖을 물리고 천기저귀를 쓰며 시골자락에서 호미를 쥘 때에 사랑이지 싶어요. (4344.6.1.물.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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