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과 빨래와 햇살과


 먼지바람이 중국부터 불어온다고 하지만, 중국에서 먼지바람이 불 수밖에 없는 까닭은 한둘이 아닙니다. 숱한 까닭 가운데 하나로, 한국에서 사고파는 수많은 물건을 중국에서 지은 공장에서 만듭니다. 얼마 앞서 삼천리자전거 한국 공장이 다시 문을 열었다지만, 얼마 앞서까지는 한국 자전거회사에서 만드는 모든 자전거를 중국이나 대만에서 만들었습니다.

 한국땅에도 공장이 많으나 중국땅에는 공장이 훨씬 많습니다. 게다가 중국땅 공장에서 만드는 물건을 한국에서 꽤나 많이 사들이거나 또다른 나라로 팔기 때문에, 중국에서 한국 쪽으로 부는 바람은 먼지바람이나 공해바람이 될밖에 없습니다.

 봄날 봄바람 같지 않은 거세거나 드센 바람이 붑니다. 그래도 이 바람은 숲나무 사이를 지나 멧골자락 작은 집 앞마당 빨랫줄에 걸린 빨래를 건드려 나부껴 줍니다. 햇살하고 숲하고 바람을 쐬면서 빨래가 보송보송 마릅니다.

 집식구 빨래를 하는 아버지는 그저 비누질과 헹굼질을 할 뿐입니다. 비누질과 헹굼질을 마친 빨래는 숲과 바람과 햇살한테 맡깁니다. 숲과 바람과 햇살은 모든 빨래를 따사롭고 넉넉하게 보듬어 안습니다. (4344.5.17.불.ㅎㄲㅅㄱ)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