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씨


 우리 멧골자락 단풍나무 한 그루에서 벌써 씨가 맺는다. 어제와 그제는 이 단풍나무를 미처 못 보았으니, 요 며칠 사이에 씨가 맺지 않았나 생각한다. 5월을 갓 넘긴 이무렵, 단풍나무는 단풍꽃을 떨구면서 단풍씨를 맺는구나. 단풍나무는 참말 일찍 꽃과 씨를 내고 나서 겨우내 붉디붉은 단풍잎을 예쁘게 지키는구나.

 단풍씨는 단풍꽃처럼 사람들 눈에 거의 안 뜨이면서 아주 조용히 흙으로 떨어지겠지. 아스팔트가 깔린 도시에 심은 단풍나무는 꽃을 피운들 알아볼 사람이 없고, 씨를 떨군들 싹이 틀 자리가 없다. 오직 흙바닥 멧자락에서 살아가는 단풍나무일 때에만 꽃을 즐길 수 있고 씨가 살아날 수 있다. (4344.5.12.나무.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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