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가지 책


 여기 두 가지 책이 있다. 하나는 1961년부터 1962년 사이에 나온 자그마한 책이고, 다른 하나는 2011년에 나온 도톰한 책이다. 1961년에 나온 책은 깨알같은 글씨로 세로쓰기이다. 2011년에 나온 책은 글꼴이 커지고 가로쓰기이다. 1961년에 나온 책은 1961년에 젊은 나날을 보내던 이 가운데 이 나라 참배움과 참사람에 눈길을 두던 사람이 읽던 책이고, 2011년에 나온 책은 2011년을 살아가며 내 보금자리 참배움과 참사람에 눈길을 둘 사람이 읽을 책이다.

 1961년에 나온 이 책을 읽던 사람이 스무 살이었고 아직 살았다면 일흔 나이가 되겠지. 일흔 나이가 되었을 나이든 이는 2011년에 다시 나온 이 책을 바라보면서 어떤 마음이 될까. 2011년에 다시 나온 이 책은 앞으로 2061년까지 꾸준하게 새책방 책꽂이를 지키면서 2061년에 젊은 나날을 보낼 사람한테까지 마음밭 일구는 쟁기와 같은 선물을 베풀 수 있을까. 쉰 해에 걸쳐 두 차례(사이에 한 차례 ‘간추림판’이 나온 적 있음) 나온 이 책은 《인간의 벽》(이시카와 다쓰조 씀)이다. (4344.4.29.쇠.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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