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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사용법 - 한 편집자의 독서 분투기
정은숙 지음 / 마음산책 / 2010년 6월
평점 :
[원고지 석 장 느낌글 008] 책 사용법
《책 사용법》은 이 책을 펴낸 출판사 대표인 정은숙 님이 쓴 책으로, ‘한 편집자의 독서 분투기’라는 곁이름이 붙습니다. 정은숙 님은 232쪽에 이르는 책에서 도란도란 책이야기를 펼칩니다. 이 책에 담은 이야기를 한 줄로 갈무리한다면, “책을 읽는 데 필요한 것은 미안한 말이지만 책과 시간밖에 없다(57쪽).”가 아닐까 싶습니다. 참말 그렇겠지요. 책을 읽으려면 책이 있어야 하고, 책을 펼칠 겨를이 있어야 해요. 옳은 말씀입니다. 그런데 어쩐지 허전합니다. 책과 겨를이 있으면 누구나 책을 읽을 만할까요. 이 책을 죽 읽으며 어느 한 곳에도 밑줄을 긋지 못합니다. 정은숙 님은 당신이 읽은 여러 책에서 밑줄을 그었음직한 글월을 옮기는데, 옮긴 글에서도 그닥 밑줄 그을 만한 대목을 못 찾습니다. 나로서는 책을 읽을 때에 ‘책과 겨를’은 그리 대수롭지 않기 때문입니다. 나는 책을 읽을 때에 종이책이 없어도 책을 읽습니다. 빨래를 하면서도 책을 읽고 잠을 자면서도 책을 읽습니다. 아이를 안으면서 책을 읽고 쑥을 뜯으며 책을 읽습니다. 책을 읽는다 할 때에는 지식이나 정보가 아니라 사랑과 믿음이 있을 노릇이라고 느낍니다. 돈이고 뭐고 없어도 책을 얼마든지 읽습니다. (4344.4.15.쇠.ㅎㄲㅅㄱ)
― 정은숙 씀, 마음산책 펴냄, 2010.6.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