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말(인터넷말) 61] 뮤직 컴필레이션

 “내가 들은 음악”을 모으거나 찾는 자리에 붙는 이름은 ‘뮤직’입니다. 우리한테는 ‘노래’라는 우리 말이 있지만, 노래를 하는 사람들은 정작 “저는 노래하는 사람입니다.”라 말하기보다 “저는 음악하는 사람입니다.”라 말하기를 좋아합니다. 스스로 ‘노래꾼’이나 ‘노래쟁이’라 말하는 사람은 아직 못 보았습니다. 다들 ‘음악인’이라 하거나 ‘뮤지션’이라 할 뿐입니다. 네이버라는 곳에서는 내가 좋아하는 노래를 그러모으는 자리에 “나만의 컴필레이션은 내 리스트에”라고 적바림합니다. ‘목록(目錄)’은 우리 말이 아니라 합니다. 그렇다고 이 낱말을 어찌저찌 가다듬는다든지 털어낸다든지 알맞고 좋은 우리 말을 새롭게 빚는다든지 하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이제는 이 낱말이 우리 말이고 아니고를 떠나 아무렇지 않게 쓸 뿐 아니라, 아예 영어로 ‘리스트(list)’를 쓸 뿐입니다. 회사에서 ‘영업부’가 ‘마케팅부’로 바뀌듯, 그냥 한자에서 영어로 갈아타면 그만입니다. 곱게 쓸 우리 말이냐라든지, 바르게 쓸 우리 말이냐는 벌써 머나먼 나라 이야기입니다. (4344.4.5.불.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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