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책방 사진 이야기] 9. 인천 마을로가는책집 2007.가을.


 예순 해 동안 헌책을 만지며 여든 나이까지 헌책방을 지키다가 조용히 일을 그만둔 할아버지 한 분 이야기를 다루는 신문글을 읽은 적이 없습니다. 헌책방 할아버지 한 사람이 숨을 거둔들 지역신문 끄트머리 궂긴 이야기에라도 실리는 일이란 없습니다. 두 군데 헌책방 일꾼은 신문기자가 책손으로 드나들었기 때문에 신문에 궂긴 이야기로 몇 줄 실린 적 있습니다. 생각해 보면, 신문이나 잡지나 방송이나 인터넷에서 헌책방 일꾼 이야기를 굳이 다루지 않아도 됩니다. 헌책방이란 밖으로 널리 이름을 알리거나 팔려는 곳이 아니니까요. 책을 사랑하거나 아끼는 사람들 조그마하면서 어여쁜 손길을 살포시 어루만지는 조용한 곳이 헌책방이니까요. 내 마음밭을 살찌울 책을 내 손으로 고른 다음, 헌책방 할아버지가 찬찬히 둘러보면서 당신 마지막 손길을 묻히며 내미는 책을 받아들어 돈 몇 푼 책값으로 치르고는 내 가방에 담아 집으로 돌아와 펼치면, 헌책방 할배 삶자국도 살짝 읽습니다. (4344.3.29.불.ㅎㄲㅅㄱ)


- 2007.가을. 인천 배다리 마을로가는책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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