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책방 사진 이야기] 8. 부산 우리글방 2009.9.27. (2)
책을 사는 손길이기에 누구나 아름답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책을 애써 사들이지만 잘 읽지 못한다면 그다지 아름다울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어떠한 책을 사서 읽는다 하더라도, 사랑하는 짝꿍이나 아이 손을 잡고 함께 책방마실을 하는 사람들이라면, 책을 잘 읽고 못 읽고를 떠나 참 아름답다고 느낍니다. 나중에 아이가 무럭무럭 자라서 제 어머니나 아버지가 할머니나 할아버지가 되었을 때에는, 할머니나 할아버지가 된 제 어머니나 아버지 손을 잡거나 어깨동무를 하면서 책방마실을 할 수 있을까요. 제 어버이가 내 어린 나날 손을 잡고 책방마실을 해 주었듯이, 이제는 내 아이가 왼편에 서고 내가 오른편에 서면서 둘이 같이 내 할머니아 할아버지 손을 잡고 책방마실을 할 수 있으면 얼마나 아름다울까요. 헌책방 일꾼은 스무 해 마흔 해를 기다리면서 ‘어버이와 아이’가 함께 마실하는 나날을 맞이합니다. (4344.3.24.나무.ㅎㄲㅅㄱ)
- 2009.9.27. 부산 보수동 우리글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