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사진책 읽기


 아이들하고 고양이 사진책을 함께 읽는다. 제법 비싼 값을 치르고 사들인 일본 사진책에 나오는 골목고양이는 하나같이 푼더분하다. 사진을 찍는 사람 앞에서 두려워 한다거나 멋쩍어 한다거나 귀찮아 하지 않는다. 그저 늘 그렇듯이 지내는 모습을 보여준다.

 고양이 사진을 죽 보여주고 나서 아이들 느낌을 들은 다음 이야기를 덧붙인다. 일본사람이 고양이를 좋아해서 고양이 사진을 이처럼 볼 수도 있다 할 테지만, 이에 앞서 일본사람들은 들고양이한테 먹이를 주기 때문에 고양이하고 사람이 살가이 어우러지는 모습을 사진으로 담을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고양이한테 밥술을 덜어 나누는 사람이라면, 고양이한테만 밥술을 덜지 않고 어렵거나 가난한 이웃한테도 밥술을 더는 마음이라고 이야기한다. 시골자락에서는 들고양이가 넉넉히 살 만하고 도시 골목자락에서는 골목고양이가 즐거이 살 만하다면, 이러한 곳에서는 사람 또한 어느 만큼 살 만큼 사람들 마음이 퍽 따스하다고 여길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아이들이 나중에 스스로 제 살림집을 마련해서 살고 싶어 할 때에, 둘레에 고양이가 얼마나 살아가는가를 살펴보아도 이 동네가 나한테 살 만한 곳인지 아닌지를 가늠할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4344.3.23.물.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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