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쪽지 2011.3.17.
: 노래하는 자전거
- 아이는 자전거수레에 타고 노래를 부른다. 아이는 봄볕을 쬐며 신이 나서 노래를 부른다. 시골길을 달릴 때면 가끔 마주치는 시골 어른들은 아이가 수레에 앉아 노래 부르는 모습을 바라보며 웃는다. 마을길을 벗어나 자동차 오가는 한길로 나오면 자동차들이 조금 멀찍이 떨어진 채 지나가 주기는 하지만, 아이가 수레에 앉아 노래를 부르는 줄 알아채지는 못한다.
- 아이 아버지는 노래하는 자전거를 달린다. 아이 앞에서 궁둥춤을 보여주면서 자전거를 달린다. 아버지가 힘들어 하는 듯하면 힘내라고 노래를 부른다. 아직 제힘으로 세발자전거 발판조차 밟지 못하는 만큼, 아이 아버지 된 사람은 아이를 수레에 태우고 즐겁게 달린다.
- 예전 사람들은 자전거 몸통에 수건을 친친 감고는 이 자리에 아이를 앉혔다. 퍽 예전 그린 그림책이나 꽤 예전에 찍은 영화를 보니, 이런 모습을 얼핏설핏 스치듯 만난다. 요즈음 사람들은 자전거집에서 아이걸상을 장만해서 붙인다. 생각해 보면, 수건을 친친 감아 짐자전거 앞쪽 몸통에 아이를 앉히기보다는 걸상을 따로 붙일 때가 더 걱정없다 할 만하리라. 그래도 나는 언젠가 내 자전거 몸통에 수건을 친친 감고 조금 폭신한 깔개를 받쳐 아이를 여기에 앉히고 자전거를 몰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