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리엄 스타이그


 윌리엄 스타이그 님 그림책을 들여다볼 때마다 이분이 얼마나 전쟁을 싫어하는지를 느낍니다. 윌리엄 스타이그 님 그림책을 펼칠 때마다 이분이 ‘전쟁이 몹시 좋아하는 나머지 전쟁무기 만들기와 전쟁하기를 그치지 않는 미국’이라는 나라와 ‘미국을 닮은 나라’를 얼마나 미워하는지를 느낍니다.

 그런데 윌리엄 스타이그 님 그림책에는 미움이나 짜증이나 싫음이나 괴롭힘 따위는 조금도 깃들지 않습니다. 참으로 너그러운 사랑과 더없이 우스꽝스러운 괴물만 나옵니다. 너그러운 사랑은 우스꽝스러운 괴물을 감싸고, 우스꽝스러운 괴물은 고이 흙으로 돌아가 너그러운 사랑 손길로 어루만지는 거름이 됩니다.

 사랑이란 전쟁이 아닙니다. 무기를 든 사랑은 어디에도 없습니다. 사랑은 따뜻합니다. 차가운 사랑이란 어디에도 없습니다.

 사랑에는 진보가 없고 보수가 없습니다. 사랑은 진보나 보수로 나누지 못합니다. 사랑은 오로지 사랑입니다. 사랑이기에 그예 사랑입니다. 사랑이라는 마음이기 때문에 밥 굶는 사람 누구나 이웃으로 여겨 따뜻한 밥그릇을 건넵니다. 밥 굶는 사람이 진보라서 한 술을 더 뜨거나 밥 굶는 사람이 보수라서 한 술을 덜지 않습니다. 밥 굶는 사람이 전태일이기에 반찬을 열 가지 더 내놓는다거나 밥 굶는 사람이 전두환이라서 굶어죽으라고 걷어차지 않습니다.

 사랑은 예쁜 꽃한테도 햇볕을 나누어 주고, 사랑은 미운 꽃한테도 햇볕을 펼쳐 줍니다. 사랑이기에 누구나 떠 마실 수 있는 시원한 물입니다. 사랑인 까닭에 누구라도 기쁘게 숨쉴 수 있는 맑은 바람입니다. (4344.3.18.쇠.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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