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문화유산답사기 1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1
유홍준 지음 / 창비 / 1993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원고지 석 장 느낌글 001]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나의 문화유산답사기》라는 책이 나오지 않았어도, 언젠가는 한국사람 스스로 한국땅 이웃마을 살가운 삶자락을 느끼면서, 애써 멀디먼 서양나라나 일본이나 중국 삶을 높이 섬기는 슬픈 모습을 깨달았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책 하나가 태어났기에 내 둘레 살가운 사람들을 조금 더 살뜰히 바라보는 눈썰미를 돌아보는 길잡이로 삼습니다. 따지고 보면, 나 스스로 느낄 고운 이웃이란, 내 이웃이 바라볼 때에는 바로 나입니다. 나는 내 이웃을 보고, 내 이웃은 나를 봅니다. 그러니까 나 스스로 살아가는 모습이 이 땅 한국에서 아름다우며 좋은 발자국이며 손무늬입니다. 오래도록 살아남은 절집뿐 아니라 여느 초가삼간이든 골목집이든 한결같이 사랑스럽습니다. 높은 멧자락이든 얕은 민둥산이든 내 손길과 발길이 닿은 보금자리가 어여쁘며 반갑습니다. 유홍준 님은 “인간은 자신이 경험한 만큼만 느끼는 법이다(17쪽).” 하고 말합니다. 틀리지 않는 말입니다. 스스로 겪지 않으면 느끼지 못합니다. 다만, 사람이기 때문에 마음에 사랑을 살포시 보듬는 삶이라면 겪지 않았어도 느끼고, 함께 겪으며 함께 웃거나 울고 싶어 합니다. 사람은 살아가는 대로 느끼고, 살아가는 대로 사랑하며, 살아가는 대로 아름답습니다. (4344.3.18.쇠.ㅎㄲㅅㄱ)

― 유홍준 씀, 창작과비평사 펴냄, 1993.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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