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날에는 헌책방이 땅밑으로 내려가는 일이란 없었습니다. 아무리 조그마한 책방일지라도 언제나 땅위에서 해바라기를 했습니다. 이제 헌책방은 서울에서 자리를 잡을 때에는 땅밑이 아니고는 자리를 얻기 몹시 힘듭니다. 사람들이 책방과 책 모시는 손길이 이렇습니다. 그러나, 땅밑에 자리하는 헌책방이라 하더라도 햇볕 한 줄기 깃들어, 책방으로 내려가는 섬돌에 사뿐사뿐 내려앉습니다.
- 2010.10.27. 서울 뿌리서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