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치며 책읽기
토요일 낮, 음성 읍내 빵집에 찾아간다. 빵집에서 빵 한 조각 산다. 내가 셈할 때 어느 아가씨가 내가 셈한 빵조각을 옆으로 밀치며 당신 초콜릿을 셈하자며 내민다. 이 아가씨와 내가 거꾸로일 때 아가씨는 어떤 느낌 무슨 생각일까.
책방에서 앞사람 셈이 끝나지 않았을 때에 밀치며 파고들 사람이 있던가 떠올려 본다. 꽤 드물지만 아주 드물게 겪은 적 있다.
앞사람을 밀치거나 새치기를 해서라도 먼저 볼일 마치려는 사람은 어떤 책을 읽으려는 사람일까. 이이는 책을 얼마나 빨리 읽을 수 있으며, 남보다 먼저 읽은 책으로 어떤 삶을 꾸릴 수 있을까.
나는 누군가를 밀치거나 새치기하는 사람을 사랑할 수 없고, 한집에서 같이 살 수 없다. 아마 우리 옆지기도 내가 이처럼 남을 밀치거나 새치기를 일삼는다면 따로 살자 얘기할 테지.
남을 밀치거나 새채기하는 사람은 어떤 짝꿍을 만나 무슨 일을 하면서 어떠한 나날을 보내며 한삶을 꾸릴까. (4344.3.12.흙.ㅎㄲㅅ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