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톱과 책읽기
예전이라고 말하기보다 혼자서 살던 때에는 책방마실을 하거나 책을 읽느라 바쁜 나머지 손톱·발톱 깎기를 으레 잊고 지냈다. 아이를 낳아 키우는 요즈음이라기보다 아이를 낳고부터 여러 해째 아이를 돌보거나 집살림 꾸리랴 바쁜 나머지 손톱·발톱 깎기를 늘 잊는다. 웬만큼 자라다가도 빨래를 하며 닳아서 없어지고, 때로는 톡톡 부러지기도 한다. 아이 손톱·발톱을 바지런히 깎아 주지만 막상 내 손톱·발톱은 깎지 못하고, 내 손톱·발톱을 깎자고 생각할 즈음은 언제나 잠자리에 뻗어 오늘 하루 또 어떻게 지나갔나 하고 해롱해롱 돌아보는 무렵. (4344.3.9.물.ㅎㄲㅅ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