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것도 할 수 없는
깊은 밤에 아이가 깼다. 아이가 깨는 소리를 듣고 나도 깬다. 몇 시쯤인가 들여다보니 슬슬 내 일을 해야 할 때인 두시 반. 아이는 잠들려 하지 않는다. 새벽 다섯 시 반이 넘도록 옆에서 졸린 눈으로 잠들려 하지 않는다. 아버지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도무지 안 되겠어서 아이한테 한소리를 한다. 너, 이제 안 자려면 밖으로 나가서 놀아. 깜깜한 밤에 모두 자는데 너는 왜 안 자겠다고 일어나서 그러니. 아이는 울먹울먹하며 어머니 곁으로 가서 안긴다. 그러나 어머니 곁에서 안긴 뒤로도 한 시간쯤 또 싱글벙글거리면서 잠든 어머니를 깨우면서 논다. 놀이가 모자라서 그 깊은 밤에 일어나 새벽까지 또 놀아야 하니. (4344.3.8.불.ㅎㄲㅅ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