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 날 책읽기
[‘사진책 도서관’ 함께살기] 도서관일기 2011.3.4.
이오덕학교 어린이와 푸름이가 우리 도서관에 책을 읽으러 온다. 아직은 만화책만 신나게 읽는다. 그러나 만화책만으로는 제 눈높이에 맞다 싶은 책을 찾기가 만만하지 않은 만큼, 다른 책을 바라기도 한다.
나이가 가장 어린 아이는 그림책 꽂힌 자리에 가서 이것저것 살핀다. 나이가 조금 있는 아이는 이제 글책 있는 자리에 가서 이것저것 살피겠지.
그나저나 지난겨울도 그렇고 아직까지도 그렇고, 한 주에 한 차례 모든 어린이와 푸름이가 찾아오는 때에는 한 주 가운데 가장 날이 춥다. 전기난로를 켜 놓지만 이 난로로 따뜻하기는 힘들다. 칸막이 있는 방이 아니라서 따스함이 고이 남지 못한다.
그래도 차가워지는 손으로 만화책이든 그림책이든 글책이든 잘 읽는다. 아이들이 쥐는 책이 아이들한테 재미나지 않다면 손이 시린 데에도 읽을 수 없겠지. 손이 시려도 놓지 않을 만큼 재미나야 비로소 읽을 만한 책이라 여길 수 있겠지.
나는 내 도서관에 갖춘 책을 겨울날에는 두 손이며 두 발이며 몸뚱이며 꽁꽁 얼어붙으면서 한 권 두 권 살피면서 장만했다. 책을 장만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도 몸과 손발은 얼어붙었고, 집에서도 시린 손을 비비면서 읽었다. 맨 처음 책을 장만하는 사람부터 손발이 얼어도 꼭 사야겠다 느끼는 책이기에 장만하며 살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