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말(인터넷말) 38] 프리미엄 웹방화벽 BIG 이벤트
회사나 공공기관이 영어 쓰기를 좋아하는 까닭이라면, 요즈음 여느 사람들이 너나 할 것 없이 영어 쓰기를 좋아하기 때문입니다. 아무것 아닌 자리에서도 영어를 함부로 즐겨쓰니까, 회사이든 공공기관이든 사람들 눈길을 끌고자 영어를 섣불리 씁니다. “BIG 이벤트”라지만, “BIG event”처럼 모조리 영어로 쓰지 않고 뒤쪽은 한글로나마 적어서 고맙다고 해야 하지 않느냐 싶기까지 합니다. 가만히 보면, 이런 말을 쓰는 사람들은 우리 말로는 어떻게 말해야 좋거나 알맞거나 옳은지를 모르는구나 싶습니다. 우리 말은 모르기 때문에 이렇게 영어로 쓰는구나 싶어요. 삶도 생각도 오로지 영어이기 때문에, 쉽게 튀어나오거나 사람들 앞에 널리 선보이는 자리에서도 영어를 쓸밖에 없다고 느낍니다. 지난날에는 “프리미엄 웹방화벽”이 아니라 “고급 웹방화벽”이나 “최고급 웹방화벽”이라고 쓴 우리들입니다. ‘고급’이나 ‘최고급’ 또한 우리 말이 아닌 한자말입니다. 곧, 회사나 공공기관 사람들은 한자말만 쓰다가 영어로 휙 건너뛴 셈입니다. 그러니까, 차근차근 생각할 노릇입니다. 고급이든 프리미엄이든, 우리 말로는 무엇을 가리키거나 뜻할까요. 스스로 우리 말이 무엇인지를 살펴야 합니다. 아이들 앞에서 어떤 말을 쓰면서 이야기를 나누려 하는지, 나이든 사람들 앞에서 어떤 말투로 생각을 주고받으려 하는지 돌아보아야 합니다. “센 수학”이 있고 “핸드볼 큰잔치”가 있습니다. 세니까 “센 수학”이라 합니다. 방화벽 가운데 조금 더 튼튼하며 훌륭하니까 “센 방화벽”이겠지요. “더 나은 방화벽”이거나 “(더) 빼어난 방화벽”이라 할 테고요. 크게 벌이는 무슨 행사라 하기에 ‘큰잔치’입니다. “출시 기념 큰잔치”가 되고, “봄맞이 큰잔치”가 됩니다. (4344.2.23.물.ㅎㄲㅅ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