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기와 춤추기


 아빠는 책을 읽고 엄마는 뜨개질을 한다. 아이는 혼자 놀다가 아빠가 읽던 책을 빼앗는다. 서른두 달째를 함께 살아가는 아이는 엄마가 몸이 많이 아프고 힘들어 같이 놀아 주기 어려운 줄을 아니까, 아빠를 붙잡고 놀자 한다. 아빠 손을 놓지 않는다. 빙글빙글 춤을 춘다. 속으로 말한다. 너, 앞으로 몇 살까지 아빠 손을 안 놓을 생각이니? 아니, 아이한테 물을 말이 아니라 아빠 스스로 당신은 아이 손을 몇 살까지 잡을 수 있겠다고 생각하시오, 하고 물어야겠지. 까르르 웃으면서 뱅글뱅글 돌다가는 안아 달라 한다. 하기는, 아직 너한테는 책읽기는 조금만, 또는 안 해도 되지만, 아주 곯아떨어질 때까지 뛰고 놀며 춤추어야 할 테지. 아빠는 오늘이 아니어도 올해가 아니어도 언제든 책을 읽을 수 있을 테지. (4344.2.20.해.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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