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와 책읽기


 설을 맞아 막내 작은집 아이들이 함께 왔습니다. 여러 해 만에 보는 막내 작은집 아이들은 스물여섯과 스물넷. 젊음이 한껏 무르익는 나이인 아이들이지만 우리 집 아기한테는 처음 마주하는 고모, 오촌 고모. 큰 오촌 고모는 큰댁에 와서 맨 처음으로 하는 일이 아버지와 어머니가 기르는 개 두 마리 구경하기. 많이 따뜻해진 날씨이지만 쌀쌀한 시골 날씨요, 해가 져서 어두운데에도 바깥에서 퍽 오랫동안 개하고 놉니다. 집에서 개를 기르기도 한다지만 개를 퍽 좋아하는군요. 생각해 보면, 책을 좋아하는 사람은 모처럼 찾아가는 집에 있을 책시렁을 가만히 돌아보면서 즐길 테고, 술을 좋아하는 사람은 술벗을 찾아 술상을 차릴 테며, 연속극을 좋아하는 사람은 텔레비전 앞에 도란도란 모여 앉을 테지요. 다 다른 사람들이 다 다른 곳에서 다 다른 삶으로 다 다른 좋아하는 일과 놀이를 붙잡습니다. (4344.2.3.물.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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