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살아가는 말 37] 사흘거리

 지난 십이월 첫머리부터 꽁꽁 얼어붙던 날씨가 이듬해 이월 첫머리에는 비로소 풀리는지 궁금합니다. 이토록 꽁꽁 얼어붙으면 기름값부터 걱정이지만, 한 번 까딱 잘못해서 물이 얼어붙으면 도무지 녹을 줄 모르기에 근심입니다. 처음부터 집을 잘 건사해서 기름을 덜 먹어도 되도록 하고, 물이 안 얼도록 하면 가장 훌륭합니다. 이렇게 못하면서 날씨 탓만 하는 사람은 바보입니다. 아무래도 바보로 살다 보니 바보스레 생각하거나 바보스레 말하는구나 싶은데, 바보스러운 삶이니 바보스러운 굴레에서 이야기를 나누겠지요. 추운 겨울날 문득문득 이제 참말 ‘사흘거리’는 끝나고 없는데, 이 언제 적 이야기인 사흘거리를 자꾸 떠올리는가 싶어 또다시 바보스럽다고 느낍니다. 사흘거리로 찾아오던 따뜻한 날씨를, ‘나흘거리’로 거듭 추위가 찾아들던 날씨를, 그러니까 이 나라 이 땅에 자동차가 많지 않고 공장 또한 적었으며 고속도로며 기차길이며 어마어마하게 뚫리지 않던 지난날 날씨를, 오늘날처럼 자동차에다가 공장에다가 비행기에다가 고속도로며 고속철도며 큰 아파트며 수두룩한 터전에서 무슨 사흘거리나 나흘거리를 찾겠습니까. 텔레비전 기상캐스터들은 三寒四溫을 주절주절 읊습니다. (4344.2.1.불.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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