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과 우리 말 73] 폐도
문과나 인문계를 다니든, 문학을 하든, 국어학을 하든, 이런 사람들만 우리 말과 글을 배워야 하지 않는다. 한국에서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국말을 배워야 한다. 미국이나 영국에서 살자면 마땅히 영어를 배워야겠지. 수학을 하든 건축을 하든, 아니면 여느 가정주부로 살든 운동선수가 되든, 나라밖에서는 영어를 마땅히 잘 해야 한다. 한국에서는 무슨 일을 하든 한국사람으로서 한국말을 잘 배워서 잘 써야 한다. 아파트를 짓든 쇼핑센터를 짓든, 이들은 한국말은 한 번도 제대로 배우지 못한 나머지, “이 길은 아파트를 지으면서 더는 다닐 수 없으니 너그러이 살펴 주시기 바랍니다.”처럼 적을 줄 모른다. 시골 읍내 할머니나 할아버지가 이 알림판을 어떻게 알아보든지 말든지 마음을 쓰지 못한다. (4344.1.29.흙.ㅎㄲㅅ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