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맡 책읽기


 아침맡이면 파란 빛깔로 물드는 먼 멧자락 하늘을 올려다봅니다. 겨울 멧새가 집 둘레를 바지런히 날아다니는 모습을 바라봅니다. 이윽고, 아이가 잠에서 깨어나 옹옹옹 하면서 노래를 부르거나 종알거리는 소리를 듣습니다. 바야흐로, 새벽녘 씻어서 불리던 쌀에 물을 더 부어 불을 넣을 때입니다. 밥이 보글보글 익는 동안 다른 찬거리와 국을 끓이고, 오늘 하루도 어제처럼, 또 이듬날에도 오늘처럼, 바쁘며 눈코 뜰 사이 없는 나날을 보내야겠지요. 이래저래 느긋이 쉴 겨를이 없으니 이 방 저 방 이곳저곳에 책을 이냥저냥 쌓아 놓습니다. 어느 때라도 들추고 싶어서 이곳저곳에 아무렇게나 놓습니다.

 생각해 보면, 한 곳에 정갈히 갈무리해 놓을 때에 책을 한결 차분히 들여다볼는지 모릅니다. 외려, 이리저리 어지러이 놓으니까 책은 책대로 더 못 보면서, 삶은 삶대로 집살림이 이리저리 어수선하다 하겠지요.

 언손을 부비면서 조금씩 녹입니다. (4344.1.28.쇠.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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