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말(인터넷말) 18] Book Wall

 인터넷이 처음 자리를 잡을 무렵에는 인터넷을 다루는 낱말이 모조리 영어였습니다. 이무렵 쓰던 영어를 여태껏 그대로 쓰는 사람이 많기도 하지만, 이무렵 쓰던 영어를 우리 나름대로 거르거나 다듬은 낱말을 쓰는 사람도 꽤 많습니다. ‘@’처럼 생긴 무늬를 ‘앳’으로 읽는 사람이 퍽 많지만, ‘골뱅이’로 읽는 사람도 몹시 많습니다. 인터넷편지 주소를 밝히며 마침표(.)를 ‘컴’으로 읽는 사람이 제법 많으나, ‘점’으로 읽는 사람 또한 무척 많아요. 셈틀 바탕에 깔아 놓는다는 그림이나 사진을 가리켜, 맨 처음에는 영어로 ‘wallpaper’라고만 했습니다. 나중에 ‘바탕사진’이라든지 ‘바탕화면’이라든지 ‘배경사진’이라든지 ‘배경화면’이라든지 ‘바탕그림’ 같은 말마디로 다듬었습니다. ‘Book Wall’이라면 ‘책 바탕’이나 ‘책 배경’일 테지요. 그러면, 처음부터 ‘책 바탕화면’이나 ‘책 바탕그림’쯤으로 이름을 지으면 좋을 텐데, 어쩔 수 없는 노릇인지 어김없이 이래야 하는지, 꼭 영어로 먼저 이름을 지어서 대롱대롱 달아 놓습니다. 이래야 멋이요, 이래야 눈여겨보며, 이래야 팔리는가 보지요. (4344.1.25.불.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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