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말(인터넷말) 12] 다시듣기
시골집에서도 인터넷을 쓸 수 있기 때문에, 멧골 깊은 데에서는 라디오를 들을 수 없으나 인터넷으로 듣습니다. 시골집에서는 전화줄에 인터넷이 딸립니다. 꽤나 느리지요. 그래도, 노래를 듣고파 하는 아이한테 엄마 아빠가 노래를 불러 주다가 힘들 때면, 인터넷을 켜고 ‘쥬니어네이버 동요세상’에 들어가서 국악동요나 여러 동요를 틉니다. 이름은 ‘쥬니어-’라 붙여 아쉽지만, 막상 들어가 보면 어설피 영어로 떡바른 말마디는 많지 않습니다. 이곳으로 들어올 아이들 눈높이를 잘 헤아려 줍니다. ‘반복듣기’ 같은 이름은 ‘되풀이듣기’나 ‘또 듣기’로 적었다면 한결 나았을 테지만, 아마 넉 자를 맞추고 싶은 듯합니다. 그러면 ‘자꾸듣기’나 ‘거듭듣기’처럼 적을 수 있어요. 비록 ‘쥬니어-’라는 영어를 쓰지만, 어린이들 삶과 마음밭을 헤아린다면 ‘리플레이’나 ‘replay’ 같은 이름을 섣불리 쓸 수 없습니다. 누리집을 꾸미며 게시판 이름을 붙이는 분들께서, 이 누리집에는 어른만 드나들지 않고 어린이도 드나들 수 있음을 살핀다면, 또 어른들만 드나들더라도 ‘지식 많고 똑똑한’ 어른만이 아니라 ‘지식이 적거나 모자란’ 어른들을 두루 살핀다면, 한결 쉬우면서 부드러이 이름을 붙일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4344.1.22.흙.ㅎㄲㅅ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