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와 책읽기


 책을 읽고 느낌글을 쓰는 사람들은 으레 줄거리를 줄줄 늘어놓습니다. 읽으며 떠오르거나 좋았다 싶은 줄거리일 테니 이처럼 줄줄 늘어놓을 수 있겠지요. 그런데, 느낌글이란 줄거리 늘어놓기가 아닙니다. 책읽기란 줄거리를 줄줄 읊도록 머리로 외우는 일이 아닙니다.

 줄거리는 조금도 몰라도 되는 책읽기입니다. 줄거리는 하나도 안 밝혀도 될 느낌글 쓰기입니다. 책을 읽겠다 할 때에는 줄거리가 아닌 ‘책을 쓴 사람 삶과 넋’을 헤아릴 노릇입니다. 책을 읽고 나서 느낌글을 쓰고자 할 때에는 ‘이 책이 내 삶에 어떻게 스미는가’를 느낌 그대로 밝힐 노릇입니다.

 책을 읽고 나서 줄거리만 밝히는 사람이란, 책을 못 읽거나 안 읽은 셈입니다. 학교에서는 으레 줄거리만 다루거나 줄거리를 놓고 시험 문제를 뽑아서 내니까, 학교를 오래 다닐수록 책읽기를 하더라도 줄거리 살피기에서 벗어나지 못한달 수 있겠지요. 그러나, 학교교육을 떠나 나 스스로 책을 사랑한다면 줄거리 아닌 ‘글쓴이 삶과 넋’을 사랑해 주어야 합니다. (4344.1.20.나무.ㅎㄲㅅㄱ0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