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책에 쓰는 글


 셈틀 켜서 글을 쓸 겨를을 내기 힘들다 보니, 새벽·아침·저녁·밤으로 공책을 펼쳐 글을 쓴다. 낮에 아이하고 놀거나 책을 읽히다가 문득 이런저런 생각이 떠오르면, 이때에도 공책에 글을 쓴다. 아이는 아빠 하듯 저도 작은 수첩에 ‘글씨 작은’ 그림을 줄 맞추어 깨알같이 그린다. 공책에 글을 쓰기로 한 지 어느새 보름쯤 지난다. 얼마나 쓸까 궁금했는데 앞으로도 신나게 쓰겠구나 싶다. 아이를 생각해서라도 셈틀 앞에 앉는 겨를을 줄일밖에 없다. 그러면 이제는 공책에 글을 꽤 많이 쓰는 삶이 될 텐데, 공책에 쓴 글은 언제 타자로 옮길 수 있을까. 이래저래 까마득하다. 다만, 공책을 쓰다가 셈틀을 켤 수 없어도 내 마음속에서 터져나오는 끝없는 이야기를 적바림한다. 한숨과 눈물과 웃음을 고스란히 적는다. 조금은 홀가분하다고 느끼고, 살짝살짝 마음풀이를 한다. (4344.1.18.불.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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