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살아가는 말 30] 시골버스
도시에서 다니는 버스를 가리켜 ‘도시버스’라 하는 사람은 따로 없습니다. 그렇다고 영어로 ‘시티버스’라 하는 사람도 없습니다. 시골에서 다니는 버스를 일컬어 누구나 ‘시골버스’라 이야기합니다. 굳이 영어로 ‘컨트리버스’라 말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도시에서는 그저 ‘시내버스’입니다. 자그마한 시이든 커다란 시이든 시내버스입니다. 빨리 달리는 버스라면 ‘빠른버스’라 할 만하지만 언제나 ‘급행버스’라는 한자말 이름을 붙입니다. 그나마 영어로 ‘스피드버스’라고는 하지 않습니다. 도시를 둘러볼 때에 ‘도시마실’이라 하면 어쩐지 낯섭니다. 시골에서는 으레 ‘시골마실’이라 합니다. 도시에서는 ‘도시마실’이 아닌 ‘시티투어’라 할 때에 잘 어울리는구나 싶습니다. 도시를 오가는 기차길이니까 ‘철도공사’라는 이름보다는 ‘코레일’이라는 영어 이름이 어울리겠지요. 시골보다는 도시로 커지려 하는 경기도이기에 ‘g bus’라는 이름을 지어서 쓸 테고요. 흙을 가까이하면서 살아갈 때에는 흙내음 물씬 묻어나는 말이요, 아스팔트랑 시멘트하고 살 부비며 지내는 동안에는 아스팔트 빛깔과 시멘트 느낌이 짙게 스미는 말입니다. (4343.12.29.물.ㅎㄲㅅ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