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고쳐쓰기를 생각하면서 예전에 썼던 글 하나를 돌아본다. 2006년 3월 어느 날 쓴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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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봐도 좋은 책이네요.


 이번(2006년 3월)에 헌책방 이야기를 한 권 더 세상에 내놓았습니다. 오늘(2006년 3월 19일)부터 책방에 깔리는군요. 두께가 자그마치 6cm나 되는 두툼한 책. 낱권책으로 너무 두껍게 만들었다고도 할 수 있지만, 더 담거나 더 쓰고픈 말이 있었으나 다 담지 못했으니까, ‘그다지 두껍지도 않은데’ 하고 생각합니다. 이런 마음은 글쓴이 마음일 뿐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 갓 나온 책을 만지작만지작거리다가 찬찬히 펼쳐서 읽어 봅니다. 제가 쓴 글이고, 글을 쓰면서도 또 쓰고 난 뒤에도, 책으로 묶는다고 할 때에도 또 교정·교열을 볼 때에도 읽은 글인데 다시 읽으니 몇 군데 잘못 쓴 낱말(이를테면 ‘가끔’이 아니라 ‘가끔씩’이라고 써서 잘못된 곳)이 보이는군요. 얼굴이 붉어집니다. 그런데 이런 몇 가지 낱말을 빼고 죽 훑어보았을 때, “야, 내가 쓴 책인데, 내가 봐도 좋네. 한번 사서 읽으셔요.” 하는 말을 스스럼없이 할 수 있겠다고 느낍니다.

 두께가 두꺼우면 어떻습니까. 책값이 29000원이지만 너무 착하게 매긴 값입니다. 한 해 동안 쓴 글이니 한 해 동안 느긋하게 읽을 생각을 하면 좋아요. 저는 이 책을 사람들이 하루아침에, 또는 몇 시간 만에, 또는 며칠 만에 다 읽어 주기를 바라지 않습니다. 한 해에 걸쳐서 차근차근 읽고 맛보는 가운데 헌책방을 가까이해 줄 수 있으면 좋겠고, 우리가 즐기거나 읽는 책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서 ‘내 것’으로 곰삭이는 재미를 마음껏 누리실 수 있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저는 이렇게 말씀드립니다. 글을 쓴 제가 다시 읽어도 좋은 이 책, 한번 사서 보셔요. 거저로 선물해 드리지는 않겠습니다. 다만, 기꺼이 사 주셨다면 헌책방 사진 하나 잘 뽑아서 선물로 드리고 제 이름 석 자를 함께 적어 드리지요. (4339.3.19.해.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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