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살아가는 말 15] 쪽지가 왔습니다

 손전화로 쪽지가 왔을 때에는 언제나 “메세지가 도착했습니다”라는 소리가 울립니다. 손전화로 전화가 온다든지 단추를 누른다든지 할 때에 노래나 소리를 따로 담을 수 있다지만, 쪽지가 왔을 때에는 어쩌는 수 없이 손전화에 딸린 소리가 나도록 할밖에 없습니다. 한자말 ‘도착’을 영어로 하면 뭐가 되는지 잘 떠오르지 않습니다만, 그나마 ‘메세지’ 아닌 ‘문자’라 해 주어도 좋겠으나, 이마저 바라기는 참 어렵습니다. ‘쪽지’ 아닌 ‘쪽글’까지 바라지조차 못합니다. 고작 “쪽지가 왔습니다”라는 말소리 하나라도 좋으니, 제발 손전화에 살가운 말마디를 담아 준다면, 인터넷도 하고 텔레비전도 하며 영화를 보는 한편 뭣도 하고 뭣도 한다는 손전화 귀퉁이에 쪽글 알림말을 알뜰살뜰 여미어 마련해 놓는다면 얼마나 고마울까요. 할매 할배이며 어머니 아버지이며 차츰 눈이 가물어 가는 분들이 보기 좋도록 큰 글월판 손전화를 내놓기도 하는데, 아주 어린 아이들도 함께 쓰는 손전화라 한다면, 어린이부터 어른까지 두루 곱고 바르며 사랑스러운 말과 글을 들으며 전화기를 쓸 수 있게끔 마음을 기울이면 얼마나 반가울까요. (4343.8.13.쇠.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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