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눈과 글쓰기


 새벽에 일어난다. 찍찍거리는 소리를 듣는다. 쥐가 잡혔구나. 어느덧 일곱 마리째. 장갑을 끼고 끈끈이를 바라본다. 꽤 큰 쥐가 잡혔다. 끈끈이를 덮고 마당으로 나온다. 마당이 하얗다. 새벽에 일어나면서 창문으로 바깥을 얼핏 보았을 때 밭자락이 하얗다고 느껴 설마 눈이라도 왔나 싶었는데, 참말 눈이 왔네. 발자국을 되도록 안 내면서 멧기슭 쪽으로 걸어가 쉬를 눈다. 아침에 아이가 일어나서 시골집 첫눈을 즐겁게 맞이하며 마당에 아이가 첫 발자국을 찍을 수 있도록 하고 싶다. 아이 손가락과 발가락에 들인 봉숭아물이 거의 다 빠지는가 싶더니, 드디어 첫눈을 맞이했구나. 벽 긁는 소리 없이 차분하고 으슬으슬하게 맞이하는 11월 29일. 글피만 지나면 12월을 맞이한다. 한 달 지나면 아이는 네 살로 접어들고, 새봄을 맞이하면 둘째가 태어난다. (4343.11.29.달.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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