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구와 글쓰기


 옆지기 어버이가 시골집으로 나들이를 와 주신다. 옆지기 어머님이 김치를 담가 잔뜩 들고 와 주신다. 옆지기 어버이가 시골집으로 오시기 앞서 방바닥에 어질러진 물건들을 치운다. 쓸고 닦는다. 아이가 자꾸 어지르는 물건을 아이를 타이르다가는 나무라다가는 하면서 스스로 치우도록 하는 한편, 아빠가 함께 치운다. 그러나 아이는 다 치운 제 놀잇감을 다시금 어지른다. 아빠는 또 아이를 불러 타이르며 제자리에 얌전히 놓도록 이끌고, 아이는 이내 다시 어지르는데, 아빠는 거듭거듭 한 가지를 놀고 나서 제자리에 곱게 치운 다음 다른 놀잇감을 갖고 놀라며 이른다.

 옆지기 어버이는 당신 딸아이네 시골집으로 오는 길이 많이 막히기도 하고, 살짝 헤매기도 하면서 무척 늦게 닿는다. 아이는 할머니랑 할아버지가 언제 오나 손꼽아 기다리며 졸음을 꾸역꾸역 참는 가운데, 애써 치운 놀잇감을 자꾸만 어질러 놓으며 놀고파 한다.

 드디어 아이 할머니랑 할아버지가 시골집에 닿고, 아이는 차소리가 들리기 무섭게 문을 활짝 열고는 할머니랑 할아버지를 부르며 뛰쳐나간다. 늦게 닿은 어르신 두 분한테 밥을 차려 드리면서 속으로 생각한다. 집안 어르신들이 자주는 아니어도 틈틈이 나들이를 와 주시면, 이때에 신나게 집안을 크게 쓸고 닦으며 치울 수 있다고. (4343.11.28.해.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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