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길로 어떻게 다닐는지를 찬찬히 헤아리지 않으면서, 충주 산골집에서 길을 나섰다. 비행기표를 끊을 때에도 비행기표 삯이 얼마나 드는지 몰랐고, 목포에서 제주로 배를 타거나 제주에서 목포로 배를 탈 때에 얼마를 치러야 하는지 몰랐다. 아무것도 미리 알아보지 않은 채, 헌책방 한 곳이 어디에 있는가만 알고는 찾아왔다. 더구나, 제주섬 헌책방 일꾼한테는 제주로 오기 하루 앞서 전화로 여쭈어 본 다음 찾아왔다. 토요일과 일요일과 월요일을 지내고 화요일을 보내는 오늘, 아이 엄마가 몹시 힘들어 한다. 잠자는 집을 제대로 못 찾은 탓이다. 제주에서 목포로 가는 배삯이 꽤 비쌀 뿐 아니라 너무 오래 걸리는데, 배 아니고는 갈 길이 없다. 목포에 사는 형은 이번에도 만나지 못하겠다. 이듬날 아침 일찍 비행기를 타고 청주로 가서 충주 집으로 갈밖에 없다.  

 며칠이라도 돌아다녔으니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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