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살아가는 말 21] 밤하늘

 시골에서 하늘을 올려다보며 생각합니다. 이 하늘이 언제까지 파랄 수 있을까 하고. 볼일을 보러 도시로 나오며 낮하늘을 올려다볼 겨를이 없습니다. 바쁜 사람들 물결에 나 또한 바쁜 사람 하나로 휩쓸립니다. 고속버스를 타고 시골 살림집으로 돌아올 무렵이면 다시금 하늘을 올려다볼 겨를을 내는데, 애써 하늘을 올려다보려 하지만 하늘은 꽁꽁 막힙니다. 건물에 막히고 건물 지붕에 막히며 찌뿌둥한 잿빛 먼지구름에 막힙니다. 낮에는 낮대로 낮하늘을 껴안기 어려운 도시이구나 싶은데, 처음에는 이렇게 느끼지만, 이내 도시사람 삶이란 참 슬프겠다고 느낍니다. 제아무리 먼지구름 가득한 가을하늘일지라도 틀림없이 가을하늘이거든요. 밤에는 갖은 등불로 너무 밝아 별빛 하나 찾을 수 없지만, 이런 밤하늘이라 하더라도 꼭 밤하늘이에요. 밤낮이 없거나 밤낮이 바뀐다는 도시인 터라, 아침에는 어마어마하게 몰려다니는 사람이 낮이 되면 거의 안 보이다가 어둑어둑할 때에 다시금 어마어마하게 몰려다닙니다. 비바람이 거세게 몰아친 다음 도시에서도 살짝 먼지구름이 걷혀 낮하늘은 파란하늘이고 밤하늘은 초롱초롱 별하늘이거나 까만하늘이곤 합니다. 나는 도시로 볼일을 보러 나온 때에도 밤하늘을 헤아리며 아주 조그마한 별을 찾습니다. (4343.11.10.물.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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